담양에선 피었고, 순창 복흥에선 곧 필…
이팝나무가 건네는 조용한 계절의 속삭임
며칠 전, 봄볕에 이끌려 담양을 거쳐
전북 순창 복흥우체국 근처까지 다녀왔어요.
길을 걷다 마주한 건,
조용히 피어나는 이팝나무였어요.
아, 봄이 이제 정말 깊어졌구나—
마음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죠.
담양, 이미 하얗게 피어난 봄의 얼굴
담양에서는 이팝나무가
벌써 하얗게 꽃눈을 터뜨렸더라고요.
그 모습이 꼭 눈이 내린 것처럼 포근하고,
어디선가 어머니가 불러주시던 자장가처럼
마음을 살살 어루만졌어요.
길가며 바라보던 사람들 모두
걸음을 멈추고 한 번씩 올려다보더라고요.
이팝나무는 늘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붙잡는 나무 같아요.
순창 복흥에서는 아직은 ‘곧 피어날’ 그 순간
하지만 순창 복흥우체국 앞에서는
조금 다른 풍경이 펼쳐졌어요.
같은 나무인데도
이곳의 이팝나무는 아직 초록을 품고 있었어요.
꽃망울은 살짝 올라왔지만,
하얀 꽃잎이 활짝 피기까지는
아직 며칠의 시간이 더 필요하겠더라고요.
“아, 여긴 다음 주쯤이면 딱 피겠구나.”
자연스럽게 그런 예감이 들었죠.
어쩌면 그 기다림이
더 큰 설렘으로 다가오는지도 몰라요.
중년의 봄도 그렇게 피어나고 있어요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풍경인데,
이젠 작은 변화 하나에도 눈길이 머무네요.
담양에서 본 만개한 이팝나무도 좋았지만,
복흥에서 본 ‘곧 피어날’ 그 상태도
왠지 더 마음이 가요.
아직 피지 않았지만,
그 안에 봄의 시간들이 고요히 차오르고 있다는 걸
우린 중년이 되어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잖아요.
그게 참… 고맙고 따뜻했어요.
다음 주, 그 길을 다시 걷고 싶어요
다음 주쯤이면
복흥우체국 앞에도
하얗게 흐드러지는 이팝나무를 볼 수 있을 거예요.
그 풍경을 다시 만나러
그 길을 꼭 걸어가 보려 해요.
사진도 마음도,
그날의 기억으로 예쁘게 남겨두고 싶거든요.
여러분도 혹시 주변에서 이팝나무를 만나셨나요?
만약 아직 못 보셨다면,
곧 찾아올 그 하얀 시간들을
살짝 기대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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