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담양의 아름다운 정원 ‘죽화경(竹花景)’에 다녀왔어요.
이름 그대로 대나무와 꽃들이 어우러진, 조용하고 평화로운 공간이었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엉겅퀴꽃을 만났습니다.
평소 들판이나 산자락에서 보던 엉겅퀴와는 조금 다른,
왠지 관상용처럼 더 우아하고 정돈된 모습이었어요.
들꽃의 터프함이 아닌, 정원의 한 자리를 차지한 엉겅퀴
엉겅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죠.
거칠고 투박하고, 손 대면 아플 것 같고…
하지만 죽화경에서 본 엉겅퀴는 달랐어요.
자세히 다듬어진 모양
줄기도 단단하면서 흐트러지지 않고 정렬된 듯한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보랏빛 꽃송이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작은 꽃송이들이 솜사탕처럼 뽀송뽀송하게 피어 있었고,
햇빛을 받으면 꽃잎 끝이 은은하게 빛나면서
웬만한 정원용 꽃 못지않은 매력을 뿜어냈어요.
엉겅퀴, 그냥 들꽃 아닌가요?
사실 엉겅퀴는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하는 들꽃이자 약초이기도 해요.
하지만 최근에는 그 강인한 생명력과 독특한 꽃모양 덕분에
관상용으로 일부 품종 개량되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죽화경에서 본 엉겅퀴는
아마도 조경용으로 선택된 품종일 가능성이 커 보여요.
꽃 크기가 일반 들판 엉겅퀴보다 크고
전체적인 형태가 더 풍성하고 안정적인 느낌이었거든요.
죽화경 속 엉겅퀴, 감상 포인트
- 꽃송이의 질감: 보라색 털실 같고, 뽀송뽀송한 매력
- 꽃대의 구조: 길게 뻗은 줄기 위에 하나씩 피어 오르는 구성
- 정원 내 배치: 주변 꽃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조화롭게 심어져 있음
- 빛에 따라 달라지는 색감: 해질 무렵에는 보랏빛이 더 짙어지고 고급스러워 보였어요
엉겅퀴꽃, 다시 보게 된 순간
솔직히 엉겅퀴는 ‘뽑아야 할 잡초’로 여겼던 적이 많았는데,
죽화경에서는 그게 얼마나 편견이었는지 깨닫게 되었어요.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들꽃 하나가 정원에 들어서자,
그 자체로 하나의 존재감이 생기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피어나되,
자기만의 색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꽃.
그게 바로 엉겅퀴의 힘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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